해리케인 실망,리버풀 우승 손흥민 평점

2018-2019 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이 드디어 열렸습니다. 우리 시간으로 2019년 6월 2일 일요일 새벽 4시, 스페인 마드리드의 완다 메트로폴리타노에서 토트넘과 리버풀의 최종 결승전 시작을 알리는 휘슬이 울렸습니다.

양팀 모두 4강에서 토트넘은 아약스를, 그리고 리버풀은 바르셀로나를 각각 기적적으로 역전시키며 결승에 진출한 만큼 우승에 대한 열망이 대단할 것으로 여겨집니다.

이번 시즌 객관적인 전력상으로는 리버풀이 좀더 앞선다고 할 수 있고, 토트넘은 언더독의 입장에서 리버풀을 맞게 되었는데요. 결승전이고 단판 승부이다보니 그 결과를 쉽게 예측할 수 없을 것 같습니다.

양팀의 선발진은 예상했던바와 크게 달라진 점은 없었습니다.

토트넘은 해리케인이 부상에서 복귀해서 선발로 출전했고, 나머지 공격라인은 손흥민, 델레 알리, 에릭센이 출전하며 desk 라인을 완성했습니다. 해리케인보다는 모우라가 한축을 담당하기를 개인적으로 바랐지만 해리케인이라는 무기를 선택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나 봅니다.

경기 시작한지 얼마 지나지 않은 전반 22초경, 믿을 수 없는 장면이 연출되었습니다. 리버풀의 마네 선수가 토트넘의 왼쪽 라인 골 에어리어 안쪽에서 크로스를 올린 것이 바로 앞에 있던 토트넘의 시소코의 팔에 맞고 그대로 핸드볼 파울로 pk 상황이 발생했습니다.

너무나 이른 시간에 나온 pk였고, 시소코 선수가 고의로 파울을 범한 게 아니라 팔을 뻗어 동료 선수들에게 위치를 지시하는 상황에서 팔에 공을 맞은 상황이라 토트넘 선수들은 주심에게 항의를 해보았지만 주심의 결정은 번복되지 않았습니다.

키커로 나선 살라는 강하게 골키퍼 정면으로 슈팅을 했는데 요리스 선수가 막아내지 못하고 그대로 선제골로 기록되고 말았습니다. 예상보다 너무나 이른 시간에 터진 선제골로 경기의 양상은 리버풀에게 절대 유리하게 되었습니다.

첫골 이후로 토트넘과 리버풀은 신중한 경기 운영으로 숨막히는 공방전을 펼쳤으나 전반전에는 추가 득점이 나오지 않았습니다.

토트넘은 리버풀에 비해서 볼점유율 면에서 상당히 앞섰으나 결정적인 상황은 만들어 내지 못했습니다. 그나마 토트넘의 공격은 손흥민을 중심으로 여러 차례 좋은 기회를 만들어 나갔지만 효율적인 마무리로 연결되지는 못했습니다. 손흥민 선수는 끊임없이 리버풀의 뒷 공간을 노리며 동료 선수들로부터 전진 패스를 이어 받았지만 리버풀의 강력한 수비는 토트넘의 공격을 쉽게 허용하지 않았습니다.

리버풀도 간헐적인 공격 및 중거리슛으로 추가골을 노려보았으나 이렇다 할 찬스가 그리 많지 않았습니다.

양팀 모두 최전방 공격수로 해리케인과 피르미누가 각각 부상을 털고 출전하기는 했으나 두 선수 모두 거의 볼터치 조차 하지 못하고 존재감 없이 전반전을 마쳐야 했습니다.

특히 해리케인의 선발 출전에 대하여 많은 언론에서 서로 다른 예상을 하며 해리케인이 토트넘에 도움이 될 수 있을지 의심을 하는 목소리도 높았는데, 역시나 오랫동안 실전 감각이 떨어져 있는 해리케인의 선발 출전은 두고두고 아쉬움으로 남을 것 같습니다.

전반전은 1:0으로 리버풀이 앞선 채 끝났고, 다시 후반전은 양팀 모두 선수 교체 없이 시작되었습니다.

비교적 조용하게 전반전 경기를 운영했던 리버풀이 후반 시작과 함께 좀더 활발하게 경기를 펼치는가 싶더니 여전히 볼점유율은 토트넘이 우위를 보이며 후반전도 전반전과 비슷한 양상으로 진행되었습니다.

손흥민 선수의 몸이 상당히 가벼워 보였고 계속해서 찬스를 만들었으며, 델레알리도 후반 이른 시간에 결정적인 찬스를 맞이하기도 해지만 득점 상황은 쉽게 열리지 않았습니다.

리버풀의 클롭 감독부터 교체 카드를 사용했습니다.

후반 13분경, 경기 내내 거의 공격에 관여를 하지 못했던 피르미누 선수가 빠지고 바르셀로나전 기적의 주인공 오리기 선수가 투입되었고, 잠시 뒤 후반 17분경에는 베이날둠 대신 밀너 선수가 투입되었습니다.

토트넘의 포체티노 감독도 후반 20분경 해리 윙크스를 빼고 아약스전 해트트릭의 주인공인 루카스 모우라가 교체 투입시키며 공격을 강화하려 했습니다.

확실히 모우라의 몸도 가벼워보이고 좋아 보였습니다. 전반전부터 해리케인 대신 모우라가 출전했으면 더욱 좋았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모우라는 투입되자 마자 공격에 보탬이 되는 플레이를 펼쳤습니다.

후반 중반부에 리버풀은 골에어리어 중앙에서 정확한 슈팅으로, 그리고 토트넘은 양쪽에서 올라오는 크로스에 의한 공격으로 공격 기회를 만들어 나가며 득점을 노렸습니다. 하지만 오늘의 결승전에서 골은 생각보다 나오지 않았습니다.

손흥민의 몸놀림은 후반에도 좋아 보였습니다. 정확한 패스 전개로 동료 선수들에게 찬스를 연결해 주고, 또한 빠른 드리블 돌파로 계속해서 찬스를 만들어 나갔습니다. 아무튼 오늘 토트넘 공격수들 중에서는 손흥민이 가장 돋보였습니다. 경기가 끝나기 전 골만 터트려 준다면 더할나위 없을텐데 리버풀의 골문은 쉽게 열릴 것 같아 보이지 않았습니다.

후반 28분경 토트넘은 시소코 대신 다이어가 출전을 했습니다. 오늘 비록 pk를 허용하기는 했지만 시소코는 왕성한 활동력을 선보이며 토트넘에게 큰 힘을 실어주었습니다.

후반전 토트넘 공격은 델레 알리가 마무리를 해야 할 상황이 여러 차례 연출되었지만 골로 연결되지 않았고 시간은 어느덧 경기 종료 10분을 남겨두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너무나 아쉬운 장면이 나왔습니다. 손흥민 선수가 정확하고 강력한 중거리슛을 시도했으나 리버풀의 골키퍼가 겨우 쳐내며 위기를 극복했고, 리바운드 된 볼을 모우라가 재차 슈팅했으나 힘이 실리지 못했습니다. 손흥민 선수의 강력한 슈팅은 두고두고 아쉬운 장면으로 남을 것 같습니다.

후반 35분, 토트넘은 알리 대신 요렌테가 투입되며 막판 총공세를 준비했습니다. 오늘 공격은 리버풀에 비해 토트넘이 훨씬 활발하게 전개했습니다. 이대로 pk골로 경기가 마무리된다면 토트넘 입장에서는 너무나 아쉬울 것 같습니다.

후반 5분여를 남겨두고 토트넘은 총공세를 펼쳤습니다. 좋은 위치에서 데니 로즈가 프리킥을 얻어냈고 에릭센이 정교한 프리킥 슛을 했으나 리버풀 알리송 골키퍼의 선방에 막혔고, 또한 이어진 코너킥 상황에서 모우라의 발을 거쳐 문전에 있는 손흥민까지 연결된 볼이 헤딩슛으로 이어졌으나 골대를 벗어났습니다. 너무나 급작스럽게 배달된 패스를 골로 연결하기에는 조금 어려워 보이기는 했지만 무척 아쉬웠습니다.

그리고 잠시 후 토트넘은 비극을 맞이하게 됩니다.

잔뜩 움츠리며 볼 점유율을 토트넘에게 내주었던 리버풀은 문전 혼전 상황에서 오리기에게 연결된 패스를 오리기가 침착하고 정확하게 왼발슛팅으로 추가골을 성공시키면서 토트넘을 좌절시켰습니다.

4강전부터 놀라운 폼을 보여주었던 오리기 선수는 또 한번 리버풀에게 멋진 선물을 안기며 승부에 거의 쐐기를 박아버렸습니다.

오늘 토트넘은 리버풀에 비해 시종일관 우위를 보여주었으나 결국 골결정력 부재로 득점을 기록하지 못했고, 반면 리버풀은 얼마되지 않은 득점 찬스를 잘 살려 승부를 결정지었습니다.

추가시간은 5분이 부여되었습니다.

토트넘은 끝까지 리버풀 골문을 두드려보았으나 역시나 리버풀의 수비력과 골키퍼는 너무나 강력했습니다. 해리케인도 후반전 추가 시간이 되어서야 처음이자 마지막 슈팅을 시도하기는 했지만 역시나 부상에서 복귀하자마자 중요한 결승전에 풀타임으로 뛰기에는 무리가 있어 보였습니다.

결국 경기는 2:0으로 끝이 났고, 리버풀은 작년 챔피언스리그 준우승의 벽을 뛰어넘어 이번 시즌에는 우승을 차지하며 빅이어를 들어올리게 되었습니다. 경기 후 눈물을 흘리며 아쉬워한 토트넘 선수들에게는 너무나 아쉬운 경기였겠지만 토트넘에게 준우승은 너무나 큰 성과이기도 합니다. 이번 시즌 단 1명의 선수 보강없이 이루어낸 리그 4위와 챔피언스리그 준우승이라는 결과물은 포체티노 감독과 토트넘 선수들의 투지가 만들어낸 산물입니다. 비록 우승컵을 들어올리지는 못했지만 토트넘 선수들은 충분히 박수를 받을만큼 열심히 했습니다.

항상 준우승에 그치고만 클롭 감독도 드디어 우승컵을 들어올릴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번 시즌 리버풀은 놀라운 활약을 펼치면서도 역시나 무관으로 끝날 뻔 했으나 마침내 가장 높은 곳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2018-2019 시즌을 마무리 하게 되었습니다.

손흥민 선수도 다시 맞이하기 힘들 수도 있는 역사적인 결승전에서 풀타임 활약을 펼치며 좋은 모습을 보였으나 아쉽게 준우승으로 만족해야 할 것 같습니다. 하지만 손흥민 선수는 오늘도 멋진 모습을 보여주었고 언제든지 경기를 결정지을 수 있는 훌륭한 선수임을 다시 한번 증명해 보였습니다.

리버풀은 팀 역사상 6번째 챔피언스리그 우승컵을 들어 올리며 세계적인 빅클럽의 위용을 달성했고, 토트넘도 준우승을 하며 한 단계 팀의 위상을 높일 수 있게 되었습니다.

양팀 선수들 모두 수고 많았고, 리버풀의 우승을 축하합니다.

오늘 경기 종료 후 후스코어드닷컴은 3차례의 유효슈팅을 기록한 손흥민에게 평점 6.6점을 부여하였습니다. 손흥민 선수가 골로 마무리만 해주었다면 훨씬 좋은 평가를 받았을 것입니다. 어쨋든 토트넘의 공격수 중에서는 손흥민 선수의 평점이 가장 높았습니다. 해리 케인(6.1점) 델레 알리(6.4점) 에릭센(6.1점) 모우라(5.9점) 요렌테(5.9점)가 이렇게 평가를 받았고, 트리피어와 로즈(이상 6.7점)가 토트넘에서는 가장 높은 평점을 받았습니다.